한 방울씩 새는 수도꼭지 — 부품 수리로 끝나는 경우와 수전교체가 답인 경우
똑, 똑 떨어지는 소리는 견딜 만해서 미루게 됩니다. 그 사이 흘러가는 물의 양과, 부품 하나로 끝나는 해결책을 정리했습니다.
수도꼭지에서 물이 한 방울씩 떨어집니다. 세게 잠그면 잠시 멈추는 것 같다가 다시 똑, 똑. 당장 생활에 지장이 없으니 몇 달씩 두는 집이 많은데, 이 작은 누수는 두 가지 면에서 생각보다 큰 문제입니다. 하나는 양이고, 하나는 신호라는 점입니다.
한 방울의 산수
1초에 한 방울씩 떨어진다고 해 봅시다. 물 한 방울은 대략 0.05ml 안팎입니다. 하루면 4리터가 넘고, 한 달이면 130리터, 1년이면 1,500리터를 훌쩍 넘깁니다. 초당 두세 방울씩 떨어지는 수전이라면 연간 수천 리터 — 욕조 수십 개를 채우는 양이 하수구로 흘러가는 셈입니다. 온수 쪽에서 새고 있다면 물값에 데운 에너지 비용까지 얹힙니다.
수도 요금 고지서에서 티가 날 정도는 아닐 수 있습니다. 그래서 더 오래 방치됩니다. 하지만 낙수는 도자기와 스테인리스에 물때 줄을 남기고, 새는 자리의 부품은 계속 마모되어 낙수 간격이 점점 짧아집니다.
왜 새는가 — 수전 안의 소모품
잠갔는데 새는 것은 물을 막는 부품이 제 역할을 못 한다는 뜻입니다. 손잡이가 두 개인 옛날식 수전은 축 끝의 고무 패킹이 닳은 경우가 대부분이고, 손잡이 하나로 온도와 수량을 조절하는 수전은 내부의 카트리지라는 부품이 수명을 다한 경우입니다. 둘 다 소모품입니다. 수전 몸통이 낡은 것이 아니라 안의 부품이 낡은 것이라, 몸통째 바꿀 필요가 없는 경우가 많습니다.
직접 해 볼 수 있는 범위
손끝이 여문 사람이라면 패킹 교체는 해 볼 만한 작업입니다. 순서의 뼈대는 이렇습니다.
- 싱크대 아래나 벽의 앵글밸브를 잠가 그 수전으로 가는 물을 끊습니다. 앵글밸브가 없거나 돌아가지 않으면 세대 메인 밸브를 잠급니다.
- 손잡이를 분리하고 축을 풀어 패킹 또는 카트리지를 꺼냅니다.
- 같은 규격의 새 부품으로 갈아 끼우고 역순으로 조립합니다.
관건은 같은 규격입니다. 카트리지는 제조사·모델마다 지름과 높이가 달라서, 꺼낸 부품을 들고 가서 맞춰 사는 것이 안전합니다. 그리고 조심할 것이 하나 있습니다. 오래된 앵글밸브는 몇 년 만에 처음 돌리면 축이 부러지거나 그 자리에서 새기 시작하는 일이 있습니다. 밸브가 뻑뻑하고 녹이 보인다면 무리해서 돌리지 말고 여기서 멈추는 것이 낫습니다 — 수전 부품 교체가 밸브 교체 공사로 커지는 갈림길입니다.
교체가 나은 경우
부품을 갈아도 얼마 못 가 다시 새거나, 몸통과 축 사이에서도 새거나, 도금이 벗겨지고 안쪽 부식이 보이는 수전은 부품이 아니라 수명의 문제입니다. 이런 수전은 카트리지를 두 번 갈 돈이면 몸통 교체 쪽이 맞습니다. 교체 때는 수전 종류(벽붙이형인지 세움형인지, 구멍 간격)만 미리 확인해 두면 시공이 한 번에 끝납니다.
낙수가 알려 주는 것
수전 하나가 새기 시작했다는 것은 같은 시기에 설치된 다른 수전들의 부품도 같은 나이라는 뜻입니다. 욕실 수전이 새기 시작했다면 주방 수전의 남은 수명도 비슷합니다. 한 곳을 손볼 때 나머지의 상태를 같이 봐 두면, 몇 달 간격으로 반복되는 일을 한 번으로 줄일 수 있습니다.
샤워기와 변기의 낙수도 같은 원리다
수전 아래 낙수만 물을 버리는 것이 아닙니다. 샤워 헤드에서 잠근 뒤에도 물이 한동안 떨어진다면 헤드에 남은 물이 빠지는 정상 현상일 수도, 수전 카트리지의 문제일 수도 있습니다. 몇 분 안에 멎으면 전자, 밤새 떨어지면 후자입니다. 변기는 더 조용한 낭비자입니다. 물탱크에서 변기 안쪽으로 소리 없이 흘러내리는 실낙수는 바닥에 떨어지는 소리조차 없어서 몇 달씩 모릅니다. 물탱크에 식용 색소를 몇 방울 떨어뜨리고 30분 뒤 변기 물에 색이 배어 있으면 탱크 부속(플래퍼)이 새고 있는 것입니다. 이 부속도 몇천 원짜리 소모품입니다.
수압이 원인인 낙수도 있다
부품을 갈아도 새 수전이 금방 다시 새는 집이라면, 부품이 아니라 물의 압력을 볼 차례입니다. 세대로 들어오는 수압이 규정보다 높으면 수전 내부 부품이 정상 수명을 채우지 못하고 눌려 상합니다. 밤에 수전을 잠글 때 쿵 하는 소리가 나거나, 여러 수전이 비슷한 시기에 새기 시작한다면 인입 압력 과다를 의심할 수 있습니다. 이 경우 감압밸브를 확인·조정하는 것이 수전을 계속 갈아 끼우는 것보다 근본적입니다.
미루는 비용의 정체
낙수를 미루는 실제 비용은 물값이 아니라 따라오는 것들입니다. 떨어지는 자리의 실리콘과 줄눈은 늘 젖은 상태가 되어 곰팡이의 기지가 되고, 싱크대 안 낙수라면 하부장 바닥재가 부풀어 오릅니다. 부품 하나 값으로 끝날 일이 하부장 수리와 곰팡이 제거로 자라는 경로가 이것입니다. 소리가 거슬리기 시작한 시점이 손볼 시점이라고 생각하면 대체로 맞습니다.